조계종 총무원 주최, 선운사 주관
‘쉼, 그리고 시작’ 주제... 15명 동참
11월30일까지 출가 수행자의 삶 체험

출가장려와 수행문화 확산을 위해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는 ‘출가학교’가 제24교구본사 선운사에서 호남 최초로 개최됐다.
선운사(주지 경우스님)는 11월20일 경내 대웅본전에서 선운사 단기출가 학교 ‘쉼, 그리고 시작’ 고불식을 봉행했다. 정식 출가에 앞서 출가 수행자의 생활과 수행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일정에는 남자 6명, 여자 5명이 입교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11월30일까지 9박10일간 새벽예불로 하루를 시작해 선명상, 발우습의, 초발심자경문, 도량 운력 등 출가수행자와 동일한 삶을 살게된다.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 조계종 포교원 포교부장 정무스님 그리고 선운사 부주지 운천스님을 비롯한 본사 주요 소임자 스님들은 이날 입재식에 참석해 입교생들의 초발심이 결실을 맺기를 기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정무스님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세속의 분주함을 내려놓고 스스로의 마음을 향해 한걸음 물러서는 일은 결코 가벼운 선택이 아니다”라고 치하하고 “출가란 머리를 깎거나 가사를 입는 외형의 변화보다도 마음의 무명과 번뇌를 벗기고 본래의 광명을 드러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입교자들의 발심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응원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여러분이 세운 작은 발원은 언젠가 더 큰 서원으로 자라 진정한 출가의 길로 이어질지로 모른다”며 “출가는 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세상에 자비와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원력이므로 종단은 언제나 따뜻한 인연이 되겠다”고 밝혔다.
교구 전법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포교를 교구 운영의 우선순위로 삼고 진력하고 있는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은 격려사를 전했다. 경우스님은 “단기출가학교는 단순히 절에 머무는 체험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의 본래 자리를 찾아가는 수행의 길”이라며 “이번 일정이 참된 쉼과 새로운 방향을 찾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상의 책무를 잠시 내려놓고 10일의 ‘쉼’을 선택한 이들은 고불식을 통해 참된 나를 회복하고자 한다.
욕심에 끄달리는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출가’를 선택했다는 조지흥 불자는 50대 초반 남성이다. 그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출가’를 경험해보고자 용기를 냈다. 열흘. 길다면 길고, 짤다면 짧은 시간 무엇을 얻어가길 기대하냐는 물음에 “삭발을 하고나니 시원할 뿐. 하루 하루에 온전히 집중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고불식에 앞서 삭발을 선택한 입교자 중 한명이었다.
지흥 씨는 입교에 앞서 가족들에게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인사했다면서 실제 출가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15세 남성 청소년 출가자도 함께였다. 이 아이는 부모가 다른 종교를 믿고 있음에도 “불교가 좋아”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을 내고 동참했다. 절과 합장 등 예법이 아직 낯선 모습이었지만, 불연이 그를 선출가학교 자리로 이끌었다고 느껴졌다.
가능성이 무한한 나이, 실제 출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선운사 도량에서의 열흘이 앞으로 그의 삶에 큰 자산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덕숭총림 수덕사 이후로 두 번째 총무원 주최 선출가학교 일정을 주관하게 된 선운사는 ‘출가장려’와 ‘전법포교’를 통한 불교중흥 원력을 내비쳤다. 주지 경우스님은 지난 7월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서 단기출가학교 사업 설명을 듣고 곧바로 동참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선출가학교 일정을 총괄하는 선운사 교무국장 성종스님은 “교구장 스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번 선출가학교를 주관할 수 있었다”며 “선운사 대중스님들은 습의사와 교수사로 활동하며 동참자들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종단은 지난 9월 덕숭총림 수덕사를 시작으로 이번 선운사에서 선출가학교를 주최하게 됐다. 12월 금정총림 범어사, 내년 2월 제3교구본사 신흥사에서 추가 개최 예정이다. 서울 진관사에서도 내년 1월 열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