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4교구본사 선운사(주지 경우스님)는 4월16일 경내 대웅보전과 부도전에서 영호당 정호 대종사 입적 78주기를 기념하는 추모 다례재와 역대 조사 다례재를 봉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부대중 100여 명이 동참해 대종사의 삶과 사상을 기리고 그 뜻을 되새겼다.
영호당 정호(1870~1948) 대종사는 선과 교를 아우르며 한국불교 중흥과 전파에 헌신한 인물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석학으로서 근현대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다례재는 성종스님의 사회로 상단불공을 시작해 축원, 반야심경 봉독, 죽비삼배, 행장 소개, 추모 입정·출정, 분향 및 헌다, 종사영반, 문도대표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경우스님은 문도대표 인사말에서 “그간 대종사 선양사업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며 “현재 동국대학교에서 문집 간행 사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5월 7일 개교 120주년 기념행사에서 1차 문집을 봉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초 10권 규모였던 문집이 자료 발굴로 20권으로 확대됐다”며 “2028년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수행과 포교에 더욱 정진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호당 정호대종사는 전북 완주에서 태어나 17세에 출가했다. 화엄종주 백파 긍선스님의 법맥을 이은 선사로, 교학과 선 수행을 겸비한 당대 최고의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운허·청담·남곡스님 등 뛰어난 제자를 길러냈으며, 만해 한용운과 서정주, 조지훈 등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또한 3천 수 이상의 한시를 남긴 문장가이자 불교개혁과 유신운동을 이끈 사상가였다. 1908년 일제의 불교 침탈에 맞서 민족불교의 정통성을 지켰고, 기미년에는 독립운동에 참여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광복 이후에는 반탁위원회 중앙상임위원과 한국불교 초대 교정을 역임하며 종단을 이끌었다. 1948년 내장사에서 세수 79세, 법랍 61세로 열반했다.
한편 대중은 대웅보전 다례재를 마친 뒤 부도전으로 자리를 옮겨 선운사 역대 조사 다례재를 봉행했다.
선운사는 “정호대종사의 삶과 사상은 한국불교와 근현대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앞으로 행장 정리와 학술연구, 기념사업을 통해 업적을 체계적으로 재조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운사에서는 스님의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하여 백파연구소를 통하여 스님의 행장을 정리하는 한편 석전 스님을 기념하기 위한 고창선운사불교체험관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다례재에는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을 비롯해 원로의원 성오스님, 백양사 주지 무공스님, 선운사 원로 범여·법현스님, 내장사 한주 대우스님, 선운사 전 주지 법만스님, 중앙종회의원 태효·재안스님, 조계종 사회부장 진성스님 등이 참석했다.
또한 선운사 부주지 운천스님, 총무국장 현적스님, 교무국장 성종스님, 연수원장 지태스님을 비롯해 내장사 대원스님, 개암사 종고스님, 군산 관음사 도신스님, 보림사 종진스님, 정수사 일묵스님, 혜수·동산·수찬·대일·혜도·법성·정혜·해인스님 등이 함께했다. 재가에서는 정찬원 선운사총신도회장과 박정숙 전 신도회장 등 불자들이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