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 [24교구본사를 가다] “전법은 출가 본분…세상과 호흡하는 수행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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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6-05-02 16:23본문
[교구자치시대, 24교구본사를 가다] 8. 조계종 제24교구본사 선운사
60여 말사 함께 교구공동체 실현
농어촌 한계 넘어 도심 포교 확대
전법위원회서 미래 포교 방안 논의
전통과 현대 잇는 ‘문화도량’ 거듭
“불교광장, 종단 안정 최우선 기조”
조계종은 24곳의 교구본사를 통해 교구 자치를 실현 중이다. 한국불교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지역에서 전법과 포교에 매진하고 있는 교구본사 주지 스님을 만나 각 교구의 활약상과 미래를 조명한다.<편집자 주>

경우 스님은… 태허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5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89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순창 만일사·경기도 광주 장경사 주지를 비롯해 조계종 총무원 감사국장·호법국장·사서실장, 중앙종회 사무처장, 제15·16대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이사이며, 2015년부터 제24교구본사 선운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동백숲과 도솔천의 맑은 물줄기가 어우러진 고창 선운사. 호남불교의 수행 거점이자 전법 도량인 이곳은 ‘교구공동체’의 모범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부터 10년 넘게 교구를 이끌어온 주지 경우 스님은 ‘공심(公心)’과 ‘전법(傳法)’을 화두로 삼아, 산중에 머물던 불교를 대중의 삶 속으로 들여놓고 있다.
낙후된 농어촌 포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창 시내에 불교회관을 열고 전주 신도시에 포교당을 건립하는 한편, 젊은 층의 발길을 잡기 위해 과감히 카페 ‘폴바셋’을 유치하는 등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전법과 포교, 승가복지와 문화불사를 펼치고 있는 선운사의 혁신 사례와 미래 비전을 듣기 위해 현대불교신문 한명우 대표가 4월 27일 주지 경우 스님을 만났다.

선운사 지장신앙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 ‘도솔산 선운사’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7월 31일까지 열린다. 4월 21일 열린 개막식 테이프 커팅 모습.
Q: 스님께서 교구 운영에 가장 중점을 두어온 방향은 무엇입니까?
한 지역의 수행과 전법을 담당하는 교구본사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했고, 이를 위해 수행·전법·복지공동체로서의 역할에 집중해 왔습니다. 지역소멸과 인구절벽 등 녹록지 않은 여건이지만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불교가 되기 위해 전법도량 개설, 계층법회 운영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해 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본에 충실할 때 사람들은 사찰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Q: 선운사는 ‘본말사 공개 살림’과 ‘교구공동체 실현’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운사의 말사가 60여 곳인데 대부분 농어촌에 위치해 살림살이가 넉넉지 않습니다. 몇몇 수말사 외에는 운영조차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이전에는 각자 살림을 살다 보니 교구가 제 역할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취임 후 원융살림으로 힘을 축적하면 교구가 책임과 소명을 다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지금은 많은 대중이 ‘교구공동체’라는 인식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이 단기출가학교 참가자에게 발우를 증정하고 있다
Q: 선운사는 석상수행마을 운영과 수행·교육지원금 제도 등을 통해 승가복지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평생 일군 도량을 공찰로 전환하고 본사로 돌아와 노년을 맞는 큰어른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의 삶은 그 자체로 후학들에게는 큰 가르침입니다. 과거에는 승가복지라는 개념이 따로 없었으나, 지금은 스님들이 삶을 잘 회향할 수 있는 여러 제도가 필요합니다. 출가부터 입적까지 오로지 수행과 전법에 진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승가복지는 바른 생각으로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Q: 본말사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선명상 특별강좌, 호남 최초 단기출가학교 운영 등도 눈길을 끕니다.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수행자로서 가열차게 정진하고, 기도하고 소임을 사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것도 공부입니다. 부처님의 혜명(惠明)을 잇기 위해서는 수행과 소통 모두 중요하기에 다양한 방편을 찾고 있습니다.

선운사는 불교대학 개원과 어린이·청소년 법회 운영, 군 장병 수계법회 개최 등 미래세대 포교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육군 35사단 장병 수계법회 모습.
Q: 불교대학 개원, 어린이·청소년 법회 운영, 군 장병 수계법회 등 미래세대 포교에도 힘쓰고 계십니다.
한때는 사찰이 나서지 않아도 신도가 많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만족하고 살다 보니 한 세대가 지나버렸습니다. 30년을 잃어버린 셈입니다. 이제는 어린이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 군인, 청년, 장년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포교를 전개해야 할 시점이기에 계층포교에 힘쓰고 있습니다.
Q: 2024년에는 제24교구 전법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미래포교 전략과 핵심 과제는 무엇인지요?
포교와 전법에 앞장서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교구종회에서 전법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말사 스님들이 동참해 2주에 한 차례씩 회의를 열어 다양한 포교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미래 포교 전략을 고민하는 것은 세상과 소통함으로써 산중의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입니다. 세상은 AI를 논하고 있는데 산중은 옛 문명에 머물러 있다면 세상과 동떨어진 불교가 되고 말 것입니다.

선운사는 2024년 교구종회에서 구성된 전법위원회를 통해 지역사회 맞춤형 미래 포교 전략을 모색해 가고 있다.
Q: ‘문화도량 선운사’를 표방하며 다양한 문화불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선운사는 백제 검단 선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소중한 전통문화와 문화유산을 올곧게 지키고 이어갈 책임이 있습니다. 사찰이 국민들에게 마음의 휴식처이자 전통문화를 향유하고, 나아가 수행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선운문화제와 보은염 이운식 등을 통해 불교문화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Q: 선운사 수륙무차평등대재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동해 삼화사, 서울 진관사의 불교의식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전승되고 있는데 반해 호남 지역은 아직 그 원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선운사 수륙무차평등대재는 조선 세조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대표적인 불교의식이기에 온전히 복원된다면 호남 불교의식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운사는 지역에서 행해진 불교의식의 원형을 찾고자 수륙무차평등대재에 관한 연구와 설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북불교의 새로운 희망을 일굴 선운사 전주 포교당 법계사 건립 불사가 첫발을 내디뎠다. 3월 29일 열린 기공식 및 안전기원제 모습.
Q: 선운교육문화회관과 불교체험관, 템플스테이관 건립 불사를 원만히 회향했고 최근 전주 포교당 법계사 불사도 시작됐습니다.
전각을 짓고 규모를 키우는 불사가 능사는 아닙니다만, 사찰이 지닌 전통문화를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간은 필요합니다. 선운사 내 불사는 생활과 수행, 포교, 문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져 왔고, 저마다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고창 선운사불교회관과 전주포교당 법계사는 농어촌에 제한된 교구의 전법 영역을 도시로 확장하고자 진행한 불사입니다. 특히 전주포교당은 교구 대중의 전법 의지가 담긴 도량이자 시민 누구나 마음을 쉬고 지혜를 나누는 불교 중흥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Q: 지역사회에서 교구본사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고 계신지요.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복지재단 설립과 복지시설 운영이었습니다. 20여 년간의 노력으로 지역사회에서 교구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지역과 소통하며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입니다.

선운사는 템플스테이관 앞 산책로 앞 편의시설을 전면 개보수해 불교문화 공간인 카페 ‘빨간 목탁’을 오픈했다.
Q: 폴바셋 선운사점 개점 등 젊은 층이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공간 조성도 눈에 띕니다.
선운사에는 연간 250여 만명이 찾아옵니다. 이들이 사찰에서 몸과 마음을 쉬고 불교를 느낄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해오고 있습니다.
빨간 목탁 카페와 폴바셋 카페뿐만 아니라 숲, 꽃, 나무, 계곡, 도량이 모두 함께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고자 합니다. 마음의 평안이 필요한 이들에게 우리 사찰이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조계종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의 회장을 맡고 계십니다. 올해 종단 내 여러 선거를 앞두고 역할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제안을 수차례 거절했으나, 많은 분의 권유로 큰 소임을 맡게 됐습니다. 불교광장은 2013년 ‘종단의 소통과 안정, 화합과 발전’을 위해 창립했습니다. 종단이 안정돼야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회장단과 힘을 모아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경우 스님과 한명우 현대불교신문 대표이사가 대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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